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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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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後 폐허된 필리핀도 6·25 파병 망설이지 않았다

2020.11.29 조회수 1195

[6·25 70년, 아직도 아픈 상처] 참전국 대사 인터뷰 [8] 크리스티안 헤수스 필리핀 대리대사

양승식 기자

 


18일 경기 고양시 ‘6·25 참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크리스티안 헤수스 주한 필리핀 대리대사가 필리핀군 참전기념비 앞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필리핀은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6·25전쟁 파병을 결정했습니다.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도 필리핀은 한국의 형제들과 나란히 다시 한번 싸울 것입니다.”

 

크리스티안 헤수스 주한 필리핀 대리대사는 18일, 70년 전 서로의 옆에서 피 흘리며 싸웠던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형제애’를 강조했다. 이날 경기도의 필리핀군 참전기념비 앞에서는 6·25전쟁 당시 필리핀군의 부산항 입항 7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헤수스 대리대사는 “이 형제애가 양국이 공동의 안정과 평화, 번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필리핀은 6·25전쟁 당시 미국·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지상군을 파병했다. 7420명이 참전했고 그중 112명이 전사했으며, 356명이 다치거나 실종됐다. 필리핀은 특히 경기도 연천 율동전투에서 중공군에 포위된 상태에서도 공세를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전투로 미(美) 제3보병사단은 연천에서 성공적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필리핀은 6·25전쟁 당시 독립한 지 4년 된 신생국가였다. 헤수스 대리대사는 “유엔이 6·25전쟁 파병을 요청했을 때 필리핀도 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화된 국가를 복구 중이었다”며 “특히 수도 마닐라는 폭격으로 폐허 상태였다”고 했다. 그는 “300년의 스페인 식민 통치와 이어진 미국의 50년 지배가 있었고, 필리핀 사람들은 또다시 분쟁에 휘말린다면 자유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며 “하지만 우리처럼 공산주의와 싸우고 있던 한국을 위해 파병을 결정했으며 필리핀 군인들이 흘린 피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8일 경기 고양시 ‘6·25 참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크리스티안 헤수스 주한 필리핀 대리대사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필리핀은 6·25전쟁 당시 사회 지도층 인사들까지 한국을 돕기 위해 참전했다. 올린 라모스 전 대통령이 6·25 전쟁 참전용사이며,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니노이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헤수스 대리대사는 “많은 이들이 6·25전쟁을 ‘잊힌 전쟁’으로 부르지만, 필리핀의 젊은이들은 6·25전쟁을 역사 시간에 배우며 참전 용사들의 용맹과 영웅적 활약을 잊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헤수스 대리대사는 특히 필리핀 참전 용사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은을 높게 평가하며 “연대와 협력을 뜻하는 필리핀의 ‘바야니한(bayanihan·우정)’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70년 전 나란히 싸우며 피 흘린 한국과 필리핀의 공동체는 평화와 번영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방한하는 필리핀 참전용사들이 행복과 슬픔, 그리고 자부심을 느끼는 걸 봤다”며 “필리핀 참전 용사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국을 계속 방문하고 싶다고 했으며, 인생의 항혼기에 접어든 이들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헤수스 대사는 “전쟁으로 피폐했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필리핀도 포용적 성장과 발전으로 한국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국가보훈처가 진행한 필리핀 6·25전쟁 참전 70주년 기념행사에는 코로나로 필리핀 참전 용사들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6·25 전쟁영웅인 콘라도 디 얍 대위의 딸 이사벨리타 얍 아가논씨가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한국의 전쟁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감정에 복받쳐 눈물이 났었는데 아마도 아버지의 영혼이 한국에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들 간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공동 기획 :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