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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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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 DMZ에서 평화를 꿈꾸다, DMZ박물관을 다녀오다

2021.01.11

저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박물관이 휴관하기 전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DMZ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행정구역상 위치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로 369번지로 통일전망대와 민간인 통제구역인 검문소 중간쯤에 있습니다. 
2009년 8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DMZ박물관은 입장료와 주차 요금을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설은 주차장, 박물관 본관, 다목적센터, 야외무대, 휴게시설 등이 조성돼 있습니다. 주차장은 고속버스와 일반용으로 구분돼 있고 넉넉잡아 100대 이상 들어갈 수 있을만큼 부지가 넓습니다. 박물관 본관도 아주 넓은 편이고, 본관 뒤로 야외공원과 무대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본관 1층에는 주차장과 중앙 로비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소독제 사용과 방문자 명부 작성을 철저히 했습니다. 2층에선 DMZ 탄생 배경, 냉전시대, DMZ 생태공간을 조명하는 전시물을 볼 수 있습니다. DMZ에 관련된 티셔츠나 에코 가방, 비누, 군번줄 같은 공예품을 만들어 보는 체험관도 있는데 코로나19 탓으로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3층 전시장에선 한반도 평화 기원과 미래 통일 한국을 그리는 전시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DMZ박물관에서 이목을 끈 것은 바로 베를린장벽이었습니다. 1990년 10월 동독과 서독이 통일된 후 지금 독일은 경제규모 3위의 선진국이 됐습니다. 통일이 될 당시 무력 충돌은 없었고, 시민들이 함께 베를린장벽을 무너뜨렸습니다. 베를린장벽 그 자체가 평화통일의 모티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통일된 독일처럼 분단국인 대한민국에도 평화통일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념 차이를 극복하고 화합을 이뤄낸 독일을 보면서, 저는 베를린장벽 붕괴에서 우리의 미래를 연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DMZ박물관에 독일의 상징은 베를린장벽을 가져다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전시관은 매우 깔끔하고 관리가 잘 돼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10년 이상 된 박물관임에도 신축 건물 같았습니다. 그만큼 관리 감독이 철저하게 되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1전시관은 DMZ의 탄생을 알 수 있는 곳으로 6·25전쟁의 경과와 휴전 이후 한반도 정세를 상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군인들이 사용한 탄피나 철모,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을 명시해 놓은 목판 등 다양한 전시물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 6·25전쟁 당시 주요 전투 물품들이 다수 전시돼 있었습니다. 미군이나 중공군이 실제 사용하던 반합, 군복, 수저 등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1전시관은 입구부터 어두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벽이나 천장도 모두 진한 회색, 검정색으로 칠해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전시관이 6·25전쟁과 분단이라는 어두운 과거를 조명하다 보니 일부러 어두운 계열로 칠한 것 같습니다. 

가장 유심히 본 문서는 정전협정서였습니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미국 윌리엄 해리슨 육군중장과 북한군 남일 육군대장, 유엔군 총사령관인 마크 클라크 미 육군대장, 북한군 총사령관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가 정전협정문에 서명해 3년에 걸친 전쟁이 끝났습니다. 정전협정서는 6·25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음을 의미하지만 또 다른 외세의 개입이 공론화되는 문서입니다.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한 우리 역사를 보여주기 때문에 오랜 시간 주의 깊게 살폈습니다. 
 

 

2전시관에선 남북이 휴전 이후 벌인 심리전, 체제 선전 등과 관련된 전시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남북은 정치 선전과 국력 과시를 위해 선전물을 동원하고, 큰 행사를 주최하는 등 과시적인 행보를 이어갑니다. 심리전과 체제 선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이후 남과 북의 갈등 양상을 조명하는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자라나던 시기에는 이런 정치 선전물, 심리 전단지를 볼 수 없었을 때라 신기했습니다. 

3전시관에선 DMZ의 생태학적 가치를 보여줍니다. DMZ에는 천연기념물 217호 산양과 330호 수달 등 희귀한 동물들도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이라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습니다.

4전시관에선 교류와 상생이라는 주제 아래 설치된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습니다. 남북 강원도 교류협력을 비롯해 연어·치어 남북 공동방류, 산림병 해충 공동 방제 사업 기록과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사업 등을 통해 만든 제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4전시관을 나와 기념품점을 둘러본 뒤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노을이 지는 산 앞에 대북방송 장비가 보입니다. 2004년 6월 15일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 결과에 따라 철거된 대북선전 방송장비를 전시해 놓고 있었습니다. 방송 종료 후 대북방송의 50년 역사는 끝났습니다. 2004년 6월 14일 방송장비 해체 하루 전, 남북은 고별방송을 남기며 마지막 방송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북측의 대남 고별방송 요약
“전방에 나와 있는 국군 장교들과 사병 여러분! 군사 분계선 상의 역사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핏줄과 언어도 하나인 우리 민족은 더이상 갈라져 살 수 없으며 분열의 비극은 하루빨리 끝장내야 합니다. 꿈결에도 바라던 통일의 그 날 기쁨과 감격에 울고 웃으며 서로 얼싸 안읍시다.”

남측의 대남 고별방송 요약
“우리들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민족공동번영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남북 간 합의사항들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평화적 통일을 기원하며 ‘자유의 소리’ 방송을 들어준 인민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무궁한 행운을 빕니다.”

“분열의 비극은 하루빨리 끝장내야 합니다.” “평화적 통일을 기원하여 자유의 소리를 들어준 인민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북이 남긴 방송이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로 한민족임을 알고 있지만 이념 차이 때문에 방송을 계속 틀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DMZ박물관을 다녀온 후 한 민족이 더 이상 분단으로 고통받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간절한 기원을 드렸습니다. DMZ박물관 관람은 분명 평화통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