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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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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함께

폐허 위에 꽃핀 삶의 열정, 서울은 소설의 주인공이다

2020.12.30

안녕하세요. 6·25전쟁 70주년 사업 국민 서포터즈 이동언입니다. 저는 지난 11월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서울은 소설의 주인공이다’ 전시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전시는 해방부터 4·19까지 서울과 서울 사람들의 삶을 소설과 시를 통해 조명했습니다. 소설과 실제 서울을 연결해 전시한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서울은 해방 이후 4·19혁명 때까지 감격과 혼돈, 분단과 전쟁, 부패와 갈등의 격동기를 겪었습니다. 전시는 다섯 가지 장으로 구분됐는데요. ‘감격과 분단의 아픔, 혼란이 가득했던 해방기의 서울’ ‘한국전쟁 당시 점령과 수복이 반복되었던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 ‘전후 재건 복구된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 ‘군중의 함성으로 가득찬 4·19혁명 전후의 서울’ ‘해방과 한국전쟁, 그리고 4·19와 5·16을 겪은 이후의 서울’로 나눠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오늘은 6·25전쟁과 관련된 전시를 전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점령과 수복이 반복되었던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을 잘 드러내는 문학 작품은 박완서의 ‘목마른 계절’과 ‘나목’, 조지훈의 ‘종로에서’, 박인환의 ‘어린 딸에게’가 있습니다. ‘목마른 계절’은 점령과 수복이 반복된 서울을 잘 담아냈고, ‘종로에서’는 폐허가 된 텅 빈 서울을 그린 작품입니다. ‘어린 딸에게’는 피난길에서 느끼는 미래에 대한 암담함과 가련함을 드러냈고, ‘나목’은 명동 PX를 중심으로 전쟁 당시 공존한 폐허와 번화함을 이야기합니다. 

 

 

여러 문학 작품 중 독자들께 박인환의 ‘어린 딸에게’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전쟁 때 태어난 딸을 향한 부모의 마음이 잘 드러나 심금을 울린 시였습니다. 

 

                                                                    어린 딸에게 
                           

기총과 포성의 요란함을 받아가면서
너는 세상에 태어났다 죽음의 세계로
그리하여 너는 잘 울지도 못하고
힘없이 자란다.

엄마는 너를 껴안고 삼 개월 간에
일곱 번이나 이사를 했다.
서울에 피의 비와 눈바람이 섞여 추위가 닥쳐오던 날
너는 입은 옷도 없이 벌거숭이로
화차 위 별을 헤아리면서 남으로 왔다.

나의 어린 딸이여 고통스러워도 哀訴도 없이
그대로 젖만 먹고 웃으며 자라는 너는
무엇을 그리우느냐.

너의 호수처럼 푸른 눈
지금 멀리 적을 격멸하러 바늘처럼 가느다란
기계는 간다 그러나 그림자는 없다.

엄마는 전쟁이 끝나면 너를 호강시킨다 하나
언제 전쟁이 끝날 것이며
나의 어린 딸이여 너는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인가

전쟁이 끝나면 너는 더욱 자라고
우리들이 서울에 남은 집에 돌아갈 적에
너는 네가 어데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그런 계집애

나의 어린 딸이여 너의 고향과 너의 나라가 어데 있느냐
그때까지 너에게 알려 줄 사람이
살아 있을 것인가.

 

전시는 단순히 문학 작품으로만 구성하지 않고, 6·25전쟁 당시 유물들도 함께 전시돼 있었습니다. 당대를 그린 텍스트와 실제 유물을 관람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 수복 당시를 담은 사진과 서울특별시민증을 보니 수복과 점령이 반복되던 당시 서울의 모습이 연상됐습니다. 

 

‘전후 재건 복구된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전시물은 전쟁이 서울에 미친 영향을 잘 보여줬습니다. 서울시는 전쟁으로 파괴된 복구와 재건을 서둘렀고, 인구가 몰려들자 다양한 공영주택을 건설했습니다. 이런 시대상황은 김광식의 ‘213호 주택’에 잘 묘사돼 있습니다. 
전후 사회에는 피폐와 곤궁뿐 아니라 사치와 부패도 만연해 있었는데요. 이는 이범선의 ‘오발탄’과 정비석의 ‘자유부인’에 잘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가운데 ‘오발탄’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 송철호는 원래 지주 집안인데 월남해 해방촌 판잣집에서 궁핍하게 살아갑니다. 실성한 어머니는 고향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되뇌고, 만삭의 아내는 말을 잃어갑니다. 누이동생 명숙은 양공주가 되고, 어린 딸아이는 영양실조로 여위어갑니다. 성실하고 양심적으로 살아가던 철호는 상이군인으로 제대한 후 무직자가 된 동생 영호와 삶의 방식에 대한 논쟁을 벌입니다. 철호가 양심과 성실의 가치를 믿는다면 영호는 이를 앓는 이 같은 것으로 격하합니다. 결국 영호는 은행 강도질을 하다 붙잡히고, 철호의 아내는 출산 도중 죽고 맙니다. 

 

이 작품은 한 가족의 불행한 삶을 통해 1950년대 궁핍한 전후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그렸습니다. 전쟁이 왜 일어나선 안 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으로 겪은 참혹한 피해에도 온 국민의 노력으로 국가 재건에 성공했습니다. 당시 전후 복구 사업으로 인도교가 건설되고, 주택 단지가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로부터 원조를 받으며 국가 재건에 나섰습니다. 

 

 

 

‘서울은 소설의 주인공이다’는 전쟁의 발발부터 서울 수복, 피난길에 오르던 사람들, 전후 서울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이번 주말에 여러분도 6·25전쟁을 그린 소설을 한 편 읽어보고 당시 시대상이 어땠는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